지하철 통로에서 지나가는 행인을 다짜고짜 폭행한 후 도주한 여성을 정의로운 10대들이 끝까지 쫓아가 붙잡았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신길역 지하철 환승 통로에서 '묻지 마 폭행'을 가한 20대 여성 A씨를 폭행 혐의로 송치했다.
피해자인 미얀마 출신 유학생 슌 윙 앙씨는 지난 14일 오후 4시20분쯤 신길역 환승통로를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마주 오던 흰색 패딩을 입은 A씨가 아무런 이유 없이 슌씨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슌씨가 얼굴을 감싸 쥐고 괴로워하는 사이 A씨는 사람들 틈 사이로 빠르게 사라졌다. 주위 사람들이 어리둥절하는 사이 도망친 A씨를 쫓아간 건 이를 목격한 10대 학생들이었다.
폭행 장면을 목격한 10대 학생들이 A씨를 쫓았다. (채널A)
얼마 전 중학교를 졸업한 최준영군 등 3명의 학생들은 사건 현장에서 600m 가량을 뛰어가 지하철을 타고 도주하려던 A씨를 붙잡았다.
학생들은 스크린 도어 앞을 가로막은 뒤 A씨를 경찰에 넘겼다.
최군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한국말 못하시고 도와달라는 말도 하기 힘드신 것 같아서 가해자한테 엄청 소리를 지르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서 도망 못 가게 하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슌씨는 A씨의 앞이 아닌 옆을 지나고 있었지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길을 비켜주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으며, A씨는 그 전에 다른 여성에게도 위협적인 행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의협심 강한 멋진 아이들, 기특하다", "잘했다. 얘들아. 학생들에게 표창장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다른 사람한테도 했다는 거 보니까 상습범인 듯. 사람들이 폭행당해도 바쁘거나 번거로워서 넘어가 줬을 텐데 이번에 제대로 임자 만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A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긴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