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롯데제과·앤하우스 에티오피아 수입 원두 생두 ‘곰팡이 독소’ 발암 물질 오크라톡신A 검출 블레스빈 시다모 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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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 수입 172t 오래 묵고 잘못 보관된 생두 피해야

커피 애호가들을 공포에 몰아 넣은 에티오피아산 ‘곰팡이 커피’가 전량 회수됐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커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통관된 에티오피아 커피 생두 중 오크라톡신 A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172t이 전량 회수됐다. 

사진=FOOD식품안전나라 캡쳐

수출 회사는 에티오피아 에녹(ENOCK PLC LTD)으로, 식약처는 과거 에녹에서 수입한 커피에서 미생물에 오염된 사례가 있어 이들 생두를 정밀 조사해 오크라톡신 A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했다.

오크라톡신 A가 검출되어 회수 대상인 에티오피아 에녹의 생두.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업체별 수입물량은 롯데제과㈜가 가장 많다. 롯데제과는 ‘에티오피아 시다모 내추럴 G4 등급’인 생두 72.8t를 수입했는데, 식약처 검사결과 오크라톡신 A가 기준치(5㎍/㎏ 이하)보다 2배가 넘는 13.94~16.6㎍/㎍이 검출됐다.

롯데제과는 수입한 생두를 시중 판매나 가공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하고 있어 전량 반송 및 폐기 절차를 밟고 있다.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가 수입한 에티오피아 생두 38.4t에서는 오크라톡신 A가 기준치의 2배 가까운 7.93~9.36㎍/㎏가 검출됐다.

보세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던 앤하우스의 수입 생두는 에티오피아로 반송할 예정이다.

㈜블레스빈이 수입한 물량 가운데 판매됐던 3.84t도 전량 회수돼 반송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생두에서는 오크라톡신 A가 12.5~13.6㎍/㎏가 검출됐다.

오크라톡신이 뭐길래?

오크라톡신은 누룩곰팡이와 푸른곰팡이 속 일부 곰팡이들이 생산한 독소로, A·B·C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A의 독소가 다른 것보다 100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크라톡신 A는 저장 곡류(쌀과 콩, 커피) 등에 발생하는 진균 독소로 국제암연구소(IARC) 발암물질 분류기준 그룹 2B에 해당된다.

생두에 곰팡이 피는 이유는?

커피 생두에서 오크라톡신이 검출되는 것은 커피 열매를 수확하고 가공한 뒤 습기 등으로 인해 보관하는 과정에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 들여와 오래 묵거나 보관이 잘못된 생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가 블레스빈의 명칭을 공개한 것을 두고 경쟁업체의 투서라거나 표적조사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흉흉했다. 불황으로 문을 닫는 카페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러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들이다. 식약처가 문제가 된 커피 생두들을 한 톨도 남김 없이 전량 회수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사태는 잦아드는 모습이지만 진통은 여전하다.

커피 유통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으며, 이대로 라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반드시 짚어야 할 게 있다.

첫째

식약처가 온라인에 공개하는 행정정보를 보면 업체들이 사용하는 생두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다. 이번에 오크라톡신 A가 검출된 커피를 수입한 업체 목록에는 롯데제과와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도 있다. 단지 문제의 생두 중 3.8t가량이 잠시나마 시중에 판매됐던 업체가 블레스빈이었기 때문에 그 이름만 보도자료에 실렸을 뿐이다. 3업체가 수입한 물량은 총 172t에 달한다. 아메리카노 1천300만 잔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둘째

등급이 높은 커피 생두일수록 깨끗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이라면 곰팡이가 필 우려가 적다. 이번 '오크라톡신 에티오피아 생두'는 등급이 모두 'G4'였다. G1 등급은 생두 300g에 결점두가 3개 이내여야 하지만, G4는 45개까지 허용한다. 1㎏에 썩은 콩이 최대 150개 섞일 수 있는 수준이다.

셋째

커피 생두도 농산물이기 때문에 제철이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수확하는 시기는 10~12월이다. 열매를 말리고 씨앗을 가려내 배에 싣고 부산항에 도착할 때까지 2개월가량 걸린다. 따라서 해마다 에티오피아에서 갓 수확한 커피가 도착하는 시기는 1월~3월이다. 11월 중순에 에티오피아에서 선적된 커피는 전년도에 수확해 오래 보관해 두었던 생두일 위험성이 높다.

건강한 커피를 즐기려면 소비자가 깐깐해야 한다. 판매하는 측이 스스로 불리한 정보를 알려줄 것이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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