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배우 인생 정점서 세상 등져...연예계 추모 물결 이어져 "외신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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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 배우 인생 정점서 세상 등져...연예계 추모 물결 이어져 "외신도 충격" 

배우 이선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지며 연예계는 물론,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향년 48세.

사진=스타뉴스DB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이선균은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은 앞서 지난 10월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바, 2개월여 만에 황망한 비보를 전한 것이다.

유흥업소 여실장 A(29) 씨의 자택에서 대마초·케타민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다. 이에 그는 그간 세 차례에 걸쳐 경찰 소환조사에 임했었다.

49일 만에 또 경찰에 출석한 이선균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 과학수사 연구원의 1차(모발), 2차(겨드랑이 털) 정밀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선균 측은 "(마약) 사건과 관련된 인물(A 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당해왔다"라며 줄곧 결백함과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 씨가 빨대를 이용해 케타민을 코로 흡입하는 걸 봤다"라는 A 씨의 진술에 이선균은 "코로 흡입한 건 맞지만 수면제인 줄 알았다. 마약인 줄 모르고 했다"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26일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이처럼 사망 하루 전날까지도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기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피의자 신분인 이선균의 사망에 따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경찰은 A 씨의 진술에만 의존한 채 이선균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강행,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3일 진행된 3차 소환 조사는 19시간 동안 벌이기도 했다.

 

이선균이 지난 23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로 3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 뉴스1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은 27일 소속 배우 이선균의 비보를 알리며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연예계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측은 27일 오후 1시부터 진행 예정이던 출연 배우 김성규의 인터뷰를 긴급히 취소했다.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측 또한 이날 계획했던 '1000만 돌파' 특별 감사 무대인사를 취소, 이선균 애도에 동참했다. tvN 새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측은 이날 오후 2시로 잡아둔 온라인 제작발표회 일정을 내년 1월 1일 오후 2시로 변경했다.

여기에 '화차'의 변영주 감독, 애플TV+ 시리즈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 배우 수현, 클론 강원래 아내 김송, 방송인 장성규·정가은, 엠씨더맥스 보컬 이수, 개그맨 윤택, 쿨 유리, 번역가 황석희 등이 SNS를 통해 고인의 죽음을 추모했다.

이선균은 지난 1999년 데뷔, 드라마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골든 타임' '나의 아저씨' 등 시청자들에게 숱한 인생작을 선사해왔다. 뿐만 아니라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등 충무로에도 굵직한 작품들을 남겼다.

영화 '기생충' 속 故 이선균 /사진=CJ ENM

특히나 이선균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바. 한국 영화 최초의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 수상,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4관왕에 빛나는 작품의 주연으로서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었다.

올해도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잠'(감독 유재선) 두 편으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며 그 기세를 이어갔던 터다. 게다가 처음으로 아내인 배우 전혜진, 두 아들과 칸에 동반 참석하며 영광을 나눴던 이선균. 배우 인생 정점에서 불명예스러운 스캔들에 휘말리며 추락, 끝내 극단적인 선택으로 대중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에 외신도 이선균의 비보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사 AP뉴스는 27일(현지시각)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 이선균이 숨진 채 발견됐다.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경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었다"라며 보도했다.

 

27일 오전 사망한 배우 이선균. 사진은 2018년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제작발표회 당시 모습 / 뉴스1

영국 유력 매체 더 가디언 역시 "오스카상을 수상한 '기생충'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선균이 사망했다"라며 조명했다. CNN, BBC, NBC뉴스, ABC뉴스, USA투데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할리우드 리포터, 데드라인, 버라이어티,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매체들도 "이선균이 마약 수사 중 숨진 채 발견됐다"라고 일제히 다뤘다. 인도의 NDTV, 힌두스탄 타임스, 일본의 더 재팬 타임즈 등도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이선균 유작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영화 두 편으로 개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고인의 발인은 29일 0시이며, 장지는 전북 부안군 선영이다.

2012년 개봉한 영화 '화차'에 등장한 이선균. 사진은 영화 제작발표회 당시 모습 / 연합뉴스

배우 이선균이 2018년 4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 쇼핑몰에서 열린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이선균이 생전 지난 5월 21일 오후(현지시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모습이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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